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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雷風恒, 澤火革, 雷澤歸妹 의 괘 에세이 |
| 글쓴이 |
김경수 |
작성일 |
2005년 03월 31일 14시 35분 08초 |
| E-mail |
kks1789@naver.com |
조회수 |
1590 |
1. 雷風恒
論語 子路 22장이다.
子曰 南人 有言曰人而無恒 不可以作巫醫 善夫 不恒其德 或承之羞 子曰 不占而已矣.
여기에서 언급한 내용은 恒卦 九三 爻辭이다. 恒卦의 上卦는 震卦이고 下卦는 巽卦이다. 上卦는 유일한 陽인 九四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고 下卦는 유일한 陰인 初六이 위의 두 陽을 잘 따라 순조롭다. 전체적으로 이 卦는 하층부의 역량을 바탕으로 九四가 상층부를 쇄신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는 형국이다. <주역에서 얻는 지혜 下. 이기동. 동인서원. 1998. p.19> 개혁을 추진하는데 있어 恒常心은 아주 중요하다. 恒常心은 가다가 중지하는 모습이 아닌, 충실히 자신의 길을 가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다. 이희승이 쓴「딸각박이」라는 수필을 보면 고집스러워 보이지만 恒心을 가진 선비의 모습이 정감 있게 잘 나타난 있다. 恒心이라는 측면에서 論語의 위 구절은 德을 행함에 恒心이 없음을 경계한 말이라 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써 中庸 7章에도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子曰人皆曰予知 驅而納諸罟擭陷阱之中而莫之知辟也 人皆曰予知 擇乎中庸而不能期月守也
우리가 몸 위주의 삶이 아닌 ‘마음의 꽃 가꾸기’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후자에 관한 지식도 중요하겠지만 그 같은 삶을 살기위한 의지도 중요하다. 知行은 언제나 合一해야 한다. 물론 그러한 실천의 의지가 나중에는 자연스레 몸에서 나오는 의지의 개념조차 인식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과거 오랫동안 換腸한 삶을 살아온 우리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삶의 방향이라 ‘마음의 꽃 가꾸기’ 삶은 너무도 힘이 든다. 마음 가꾸기의 삶의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든가 몸 위주의 밥보들의 삶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것임을 모른다면 (몸 위주의 삶에 관한 적극적이고 철저한 반성이 없다면) 恒心은 또 하나의 짐으로 다가온다. 처음부터 모르는 것만 못한 것이다. 그러나 君子務本인지라, 根本에 힘써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기본적인 衣食住에 관한 충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孟子는 ‘養生喪死 無憾 王道之始也’ 라 한 것이다. 기본적인 육체적 삶은 당장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렇게 경제적 안전을 맹자가 특히 강조한 것은 안전한 생계의 유지가 마음을 바로잡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현대 資本主義와 같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 수단일 뿐이지 목표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본래 고도의 정신적인 영역을 누렸던 한국인들에게 있어 몸 위주의 왜곡된 사회구조는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현재의 한국인을 낳고 있다. 그에 따라 식민지적 지식인에 의해 자행된 한국인의 머리와 가슴의 분리 현상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생산해 내고 있다. 恒心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어리석은 우리들에게 恒卦는 우리의 것의 소중함을 인식시키는 지혜를 주는 소중한 卦이다.
2. 澤火革
이 괘의 上卦는 兌卦이고 下卦는 離卦이다. 上卦인 兌卦는 강력한 힘을 소유한 上六이 물러나지 않고 버티고 있으면서 상부의 일에 간섭해 九五와 九四가 답답하게 정체되어 있고 下卦인 離卦는 자기 완결성을 갖추고 불만 없이 자족한 상태에 있어 上卦의 일에 별관심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결국 전체가 침체에 빠져 모두가 그 폐해를 입기 쉽다. 이를 감안한다면 하부의 離卦는 전체를 위한 마음으로 대의에 입각하여 적기에 革命을 일으켜 上六의 독재를 혁파해야 한다. 그래서 卦名을 革이라 했다. <주역에서 얻는 지혜 下. 이기동. 동인서원. 1998. p.132>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政治學」에서 그리스의 여러 政體(association)를 설명하면서 각기 政體의 변화ㆍ革命의 요인을 다루고 있다. 특히 그가 제시한 爲政者 계급의 사리사욕과 안이함, 표면상 심각하지 않은 변화의 무시 측면은 현대 사회에서도 적용 가능한 생명력 있는 요소들이다.「大學」에서 親民의 방법으로써 제시된 것이 ‘旬日新 日日新 又日新’ 이다. 明明德한 사람은 남과 저절로 하나(親)가 된다. ‘나’ 안에 있는 德이 ‘너’ 안에도 있으므로 하나가 된다. 天命이 곧 性이므로 선한 본성은 누구에게나 다 통한다. 따라서 親의 방법으로써 새로워지는 것(新)은 당연한 것이다. 남들의 선한 본성이 곧 자신의 선한 본성이기에 부모의 마음으로서 자연의 마음으로서 새로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새로움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의 새로움이기도 하다. 明明德한 사람이 政治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爲政者가 국민들의 이기적인 욕심에 부합하여 政治를 하는 것은 포퓰리즘(Populism)이다. 충청권의 표심을 잡기위해 전문적인 조사 및 분석도 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약속한 현 정권의 모습은 포퓰리즘의 전형적 모습이다. 더욱 우스운 것은 이 같은 공약을 지키기 위해 낭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하는 현 정권의 치졸함이다.
彼爲善之小人之使爲國家 菑害並至 雖有善者 역무여지하의「大學」10章
政治에서의 엔트로피 법칙을 적나라하게 표현한「大學」의 구절이다.
두말할 필요 없이 政治는 인자한 사람이 해야 한다.(內聖外王) 그런데 흔히 플라톤(Plato)의 哲人政治論을 內聖外王과 비슷한 의미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哲人은 孔子가 비판한 器로서의 知者이다. 君子는 절대로 그릇이 아니다.(君子不器) 知者는 너무 앞서서 中庸을 이룰 수 없는 사람이다.(子曰道之不行也 我知之矣 知者過之 愚者不及也 道之不明也 我知之矣 賢者過之 不肖者 不及也 人莫不飮食也 鮮能知味也)
플라톤이 말하는 哲人은 政治라는 기술을 잘 행하는 기술자ㆍ프로일 뿐이다. 修身으로써 本을 갈고 닦은 聖人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다. 단지 가장 훌륭한 인간이 政治를 한다는 형식적인 논리로 聖人이 王이 되는 內聖外王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은 語不成說이다.
3. 雷澤歸妹
이 괘의 上卦는 震卦이고 下卦는 兌卦이다. 上卦는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상황이고 下卦는 기뻐하면서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상태에 자족하고 있는 六三은 상층부의 지각변동을 불안스레 여겨 상층부로의 진입을 거부하고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려 할 수 있다. 九四의 입장에서 보면 시집가려 하지 않고 현재의 상태에 머물려 하는 여동생과 같다. <주역에서 얻는 지혜 下. 이기동. 동인서원. 1998. p.166>
重耳(후의 晉文公)가 천하를 방랑하며 재기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을 때, 劉備가 桃園結義 후 이제 막 세력을 모으기 시작할 때, 김유신이 花郞으로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할 때 女色에 잡혀 현재의 상태에 머무르려 한 점은 흔히들 쉽게 접하는 이야기이다. 重耳는 술에 곯아떨어진 채 부하들에게 몰래 실려 나왔고, 劉備는 뒷날을 기약하고 혼자서 걸어 나오다 關張 아우와 만났고, 김유신은 말목을 잘랐다.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목적을 위해 나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이 외에도 수없이 많다.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현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서는 어떠한 得이라도 기대할 수 없다. 미지의 세상과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현 상황에 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卦에서는 이 같은 안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하여 안주가 곡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황에 알맞은 행동선택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時中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요사이 부쩍 증가한 노처녀와 자식 없는 부부는 심각한 사회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서구사람들의 잘못된 가치관이 유입된 결과이다. 멋의 기준이 삶을 즐기는 왜곡된 자유로움으로 전환된 이후에 婚姻은 구속이고 자식은 짐이 되었다. 따라서 한번 뿐인 인생 잘 살다가 가면 된다는 쾌락ㆍ허무주의의 결론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몸 위주의 삶의 비참한 말로가 항상 이렇다. 그에 따라 마약 및 알코올 중독, 자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현대인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 환자라는 연구보도도 있다. 어느덧 한국도 이러한 현상의 예외일 수는 없는지 안타까운 뉴스보도가 자주 들리고 있다. 더욱이 老齡社會에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 상황은 불행한 한국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근거로 많이 인용된다. 天地自然을 한번 돌아보자! 새가 지저귀고 개구리가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꽃이 피고 낙엽이 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陰陽의 조화로운 待對를 통한 생명의 탄생은 자연의 섭리이자 진리이다. 최고의 주류인 天地自然에 동참하지 않으면 인간의 삶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이 같은 메시지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에 잘 나타나 있다. 예컨대「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원령공주」등이 있다.) 더 이상 인류의 주류는 문명의 탈을 쓴 서양문물이 아닌 生을 위한 天地自然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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