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딕 아드보카트가 지난 5월 11일 2006 독일 FIFA 월드컵에 참가할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4년전 한일월드컵 4강의 열풍과 응원단 붉은악마의 역할 또한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붉은악마의 역사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12월에 결성된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지원 클럽은 ‘그레이트 한국서포터스 클럽’(Great Hankuk Supporters Club)으로 부르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정식 명칭을 공모해 1997년 8월 현재의 명칭(붉은악마/Red Devils)을 확정하였다.
듣기에 생소한 이 명칭은 원래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외국 언론들이 가져다 붙인 표현이다. 23년 전, ’83년 멕시코 FIFA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서 박종환 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주목받지 못했으나 예상외로 4강에 오르자, 놀란 외국 언론이 한국팀의 빨간색 유니폼을 보고 시샘과 헐뜯는 뜻으로 ‘붉은 악령(Red Furies)’이라고 한 데서 연유한다. 이 표현이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붉은악마(Red Devils)'가 되었고, 당시 한국팀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것처럼 우리 축구가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오르기를 바라는 축구사랑이 이를 역으로 마스코트(mascot/행운의 신)화 한 샘이다.
붉은악마의 로고는 치우천왕의 상징인 도깨비상이다. 치우(蚩尤)는 전쟁의 신으로서 승리를 상징하는 전설적 인물이다. 1675년(숙종1) 북애노인이 지은 것으로 보이는 ‘규원사화/揆園史話’와 계연수가 1911년에 편집한 것으로 보는 ‘환단고기’에서 치우는 배달국(倍達國)의 제14대 천왕(천황)이며, 기원전 2707년부터 109년간 즉위했고, 신처럼 용맹하였으며, 구리로 된 머리와 쇠로 된 이마를 하고 큰 안개를 일으키며 세상을 다스렸다. 문헌의 신빙성여부를 떠나, 치우는 우리 민족 최고의 전쟁과 승리의 신이었으며, 흔히 우리가 도깨비상으로 알고 있는 치우천왕의 모습이 고대 왕릉과 기와 등에 조각되어있는 이유는 그가 국가를 수호하는 군신이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붉은악마의 마크인 치우천왕(도깨비)상은 바로 한국 축구의 승리를 상징하는 표식이며, 치우의 이미지는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더욱 강인하게 디자인되었고, 세계로 향하는 한국 축구를 지켜주는 치우천왕기(蚩尤天王旗)가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붉은악마는 2002 한일 FIFA 월드컵에서 당시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과 함께 한국이 4강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초기에 붉은악마라는 표현에 대한 레드콤프렉스와 거부감도 이제 오히려 강인한 행운의 열정적 마스코트가 되었다.
또한, 2002년 월드컵은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껏 업그레이드시켰다. 그저 동양의 소국, 상품 수출국으로만 알려진 이미지는, 경기기간 내내 한반도 전체를 붉게 수놓은 열광적 응원문화와 경기종료 후 시민의 질서의식과 봉사정신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세계속의 코리아를 드높였고, 태극기 패션 등 ‘필승 꼬레아! 때~한민국’이 세계를 강타했다. 그 중심에 붉은악마가 있었다. 2006 독일 FIFA 월드컵은 새로운 기회이다.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세계가 감동하는 치우천왕의 기개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 |
현재위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