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성지순례-(3)
셋쨋날 : 10월 25일(일)
아침 7시 경,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공자유적지를 향해 버스에 올랐다. 공자대성전을 모셔놓은 사당을 들어서서 비로소 공자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공자의 모습은 지적이며, 세상이치의 해박한 공부를 많이 하여 도통한 사람의 모습으로 매우 훌륭한 풍모를 지녔을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과는 여러모로 상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공자가라사대...’라는 말을 쓰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실제적으로 공자의 일생을 들추어보면 결코 평탄함으로 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공자의 특징으로 구척 거구의 신체조건, 혼자서 장거리에서 떠들어대는 광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천한 신분으로서의 유아기를 보낸 설화들은 이곳에 모셔져 있는 화상안의 공자의 얼굴에서 이해가 되는 듯도 하였다. 그림 속에서의 공자의 얼굴 특징은 유난히 두개의 이빨이 튀어나와 있는 모습이었다. 그의 구강구조를 볼 때 설교에 능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공자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을 풀이하자면 ‘溫故’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 즉 예학(禮學)을 의미하며, 知新은 공자가 확립한 새로운 학문인 인학(人學, 仁學=사람의 도리)을 의미한다.
이 인(仁)의 의미는 아마도 예절공부를 하는 사람들이면 모두 이해하는 부분일 것이다. 무릇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으며, 타인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예의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러한 예의가 기반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 사회를 이끌어갈 때 인간다운 사회가 발전되어질 것이라는 점을 공자는 시대를 초월하여 강조하였다는 점에 놀라울 뿐이었다.
공(孔)씨들만이 묻힐 수 있는 무덤들은 그 후손이 벌초를 하지 않는다는 중국의 묘지문화와 우리나라의 묘지문화에 대한 이질감도 느끼었다.
다음 코스로 맹자의 유적지에 도착하였는데, 한 때 중국에서 문화의 난이 일어나 일부는 불에 탄 흔적이 발견되었고, 관리가 소홀한 곳이 곳곳에 드러나 있었다. 맹자의 어머니의 자식교육의 흔적을 엿보며, 우리나라의 한석봉과 그 어머니를 연관짓게 하였다.
저녁을 마치고 호텔안매점에서 판매원여자가 로비에 앉아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서투른 한국말로 상품을 팔기위해 갖은 애교(?)를 떨었다. 서투른 한국말이 귀여워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실크마후라를 샀다. 그렇게 셋쨋날의 여정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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